행복한 수요일 안녕히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오늘도 이브닝 출근으로 하루를 불태웠습니다.
(이브닝은 오후 2-10시까지입니다.)
교대근무를 하다 보니 해가 쨍쨍할 때 출근해서 달이 쨍쨍할 때 퇴근을 하네요.
이브닝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보통 11시가 되고 씻고 이것저것 정리하면 금방 12시가 됩니다 ㅎㅎ
오늘은 일찍 퇴근해서 같은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온 친구 간호사와 맛있는 치킨을 먹었습니다.
이상하게 이브닝은 저녁을 먹어도 퇴근을 하면 배가 고파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동료 간호사들이 그래요!)
영혼을 불태우고 맛있는 치킨이라니 ㅠㅠㅠㅠ 정말 행복했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기도 했고요!
오늘은 별 다른 일 없이 잘 지나갔지만 나름의 고충을 털어놓으려 합니다.
응급실을 통해 오신 자동차 TA환자분이 있었는데요, 중년의 여성분이었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후배 간호사가 입원에 필요한 수속을 진행했는데 갑자기 펑펑 우는 겁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물어봤더니 아니 글쎄 그 환자분이 왜 자꾸 이것저것 귀찮게 물어보냐며
후배 간호사에게 육두문자를 날리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네가 뭔데 X발 X이 자꾸 X랄이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는 겁니다. 후배 간호사는 꼭 필요한 절차라 그런 대우를 받으면서도
계속 하나씩 물어봤다고 하네요. 하..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이런 경우가 정말 허다하다는 거예요. (화남)
간호사에게 반말은 기본이고 총각, 아가씨, 야등의 호칭으로 부르는 분도 계시고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호자들 중에도 몇몇은 술 먹고 와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육두문자를 씁니다.
(맨 정신으로도 그러더군요;)
이런 부분들은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아실 거고 겪으실 겁니다.
(병원이 서비스 사업장인가..?)
본인들은 돈을 지불하고 입원 혹은 이용을 하는 거라면서 아주 당당하게 나오는 겁니다.
이게 왜 잘못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소름 끼칠 정도예요.
병원이라는 곳은 공공재로써 정부에서도 일정 지원이 나오기도 하고 아픈 사람들이 오는 곳입니다.
그런데 병원이 무슨 뒷산 밑에 있는 음식점이나 어느 골목에 있는 카페인 줄 착각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파서 입원한 환자조차도 그렇습니다.)
만약에 정말 치료가 잘못됐거나 불성실하면 모를까 그런 것도 아니고 무작정 병원의 규칙을 깨고
본인들의 목소리만 높이고 자기 말이 다 맞는 것처럼 행동하는 게 얼마나 꼴불견인지 모릅니다.
미국의 경우는 간호사 대우가 좋다는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하지만 철저히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나 감당하지 못하는 일들이 생기면 금방 잘리거나 무시를 받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간호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나! 선진국은 선진국일까요?
2014년이지만 미국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만 가지 직업 중 명예로운 직업 10가지 중에 다섯 번째가 간호사입니다.
미국에서 선정된 명예로운 직업 10가지 중에 보시다시피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직업이 많습니다.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가 정말 많이 다르지 않나요? 생명이나 나라 혹은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직업이 보입니다.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그저 내 돈 내고 병원을 이용하는 게 다입니까? 본인의 가족, 친척, 지인이 아파서 본인이 치료할 능력이 없으니 대가를 지불하고 우리에게 맡기는 게 아니고요?
정말 개념 없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너무도 많습니다. 가끔은 진짜 보기도 싫을 때가 있습니다.
의료인은 환자 및 가족들의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지지도 합니다.
(법으로 명시된 의료인 :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조산사'만' 일컫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하고 싶은가요? 의사가 아니라서?
보호자나 환자가 본인이 의사인 줄 착각하는 분도 있습니다. 본인이 의사예요? 간호사 무시하게?
도대체 뭘 그렇게 잘 아신다고 이래라저래라 이건 이런 거 아니냐 저런 거 아니냐 하시는지
막상 설명하면 이해 못하시면서 말이죠. (솔직히 너무 어이없고 중요한건 의사도 간호사 무시 안 합니다.)
다행히 그 환자분은 자동차 보험 문제로 포괄 병동에 입원을 하지 못하기에 일반병동으로 옮겨졌습니다.
갈 사람은 가면 그만이겠지만 후배 간호사는 정말 펑펑 엉엉 서럽게
울면서 본인의 할 일을 책임지고 했습니다. 기특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됐습니다.
그 트라우마가 쉽게 가시지 않을 테니까요.
간호사를 무시하는 사람은 정말 몰상식 한 사람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언젠간 우리나라 대한민국에도 생명을 다루는 소중한 직업인 간호사가
사람들에게 존중받을 수 있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내일은 간호사가 어떤 것을 배우고 어떤 것을 하는지에 대해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정말 이것 저것 그동안 억눌려온 게 조금 터졌네요.
참 쉬운 직업은 없고 쉬운 일은 없다고 느껴집니다.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제 블로그가 푸념이나 늘어놓는 꼴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제 푸념을 보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좋은 영향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과한 욕심을 부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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